자영업 "MZ 대신 일 잘하는 외국인 쓸래요"

입력 2024-01-28 17:52   수정 2024-02-05 16:22


“20대 초반 몽골 국적 여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는데 일을 정말 잘해서 오래 있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바쁠 때 설거지도 도와주고 심지어 힘도 세서 너무 좋네요.”

한 음식점 운영자가 지난 1월 초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외국인 근로자 고용 후기다.

외국인 근로자의 지위가 달라지고 있다. 청년 채용이 어려워지고 문화 차이로 갈등을 겪는 일이 많아지면서 “차라리 외국인이 낫다”는 ‘사장님’이 늘고 있다. 외국인 채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외국인 취업 가능’ 공고 비중이 3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환영’ 취업공고 늘어
28일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의 요청으로 기업 회원사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아르바이트생 채용 공고 대비 ‘외국인 취업 가능’ 공고의 비율은 2020년 4.95%에서 2021년 6.32%, 2022년 7.23%에 이어 지난해 8.54%를 기록했다. 작년엔 경기 악화로 전체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16.8%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가능’ 공고 건수가 더 늘어난 것은 상징적이다.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평가도 후해지고 있다. 작년 12월 알바천국이 기업 회원 111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3%)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3명 중 2명(65.6%, 복수 응답 허용)은 ‘근무 태도·인성’을 이유로 꼽았다. ‘구인이 어려울 때 쉽게 채용할 수 있어서’(32.8%), ‘외국인 손님을 응대하기가 쉬워서’(17.2%)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의사소통 문제가 조금 있다고 해도 같이 일하기 편하다는 얘기다.

젊은 층과의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도 고용주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편의점주 등이 모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쉽게 그만두는 청년보다 훨씬 낫다”거나 “책임감 강한 외국인과 일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숙련 외국인 수요 급증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은 지방일수록, 업무 강도가 높을수록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경향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성환 씨는 “속초에 놀러 갔다가 시장에서 닭강정을 사는데 파키스탄 출신 직원이 유창한 한국말과 영어로 안내하는 것을 봤다”며 “신기해서 다른 상점도 둘러봤더니 직원 상당수가 외국인이어서 세태가 변한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외국 인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부도 외국인 근로자 비자를 더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비전문 외국인력 대상 비자(E-9) 발급 인원을 역대 최고인 16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취업 가능한 업종도 음식점, 호텔, 콘도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우리보다 앞서 인구 감소와 세대 갈등 등을 경험한 일본에서도 외국인 근로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 10월 기준 204만여 명으로 10년 새 세 배로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기준법 적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갈등이 벌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오효진 법률사무소 리연 변호사는 “외국인 근로자도 국내에서 근무할 때는 근로 기준을 국내인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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